안나푸르나 라운딩 푼힐~ABC 까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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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카라 작성일20-09-25 13:48 조회442회 댓글0건본문
트래커들이 화합하는 고레파니 롯지에서의 밤
전날의 온천욕 덕분인지 푹 자고 다음날, 미리 예약해 둔 아침을 먹고 일찍이 고레파니(Ghorepani)를 향해 출발하였다.
숙소에서 조금 나오니 시작부터 오르막이었지만 가는 곳곳에 표지판과 배낭을 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좋았다.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걷는 것에 자신이 있었던 나에게도 다소 힘든 길로 기억된다.
드디어 고레파니 입구가 나타났다. ‘다 왔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가이드는 최대한 높이 올라가야 한단다.
오후 4시, 잘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끌며 높은 경사의 끝없는 계단을 올라올라 도착한 롯지는 마힌드라의 말대로 앞이 확 트여
주변의 트래커들이 모여들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곳은 전망 좋은 롯지들이 모인 곳으로 음식도 맛있고 숙소 상태도 좋아
최근 갔던 롯지 중 가장 청결하고 전망도 좋은 곳 중 하나로 기억된다.
어두워지자 기온이 떨어져 롯지에 묵는 다국적인 트래커들이 모두 난롯가에 모여앉아 가지고온 노트북이나 책을 꺼내 들고
소일거리를 하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저녁을 먹고 몇몇 외국인들은 옷을 챙겨 입고 푼힐전망대에 올라 일몰을 보고 오기도 하였지만, 길었던 여정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던 나는 롯지 안에서 차 한 잔을 부여잡고 앉아 일몰을 보았다.
다음 날을 위해 먼저 잠을 청한 나는 자는 도중 들리는 네팔 전통 노랫소리에 잠이 깨었다. 시간이 밤 9시가 넘었는데도 네팔인들 유럽인들 모두 어울려 술 한 잔씩 나누고 다함께 떼창을 하는 모습을 보며 같은 길을 걷는 트래커라는 공감이 다국적인 사람들을 한목소리로 노래 부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하고 싶었지만 얇은 벽 너머로 들리는 노래와 웃음소리에 밤늦게까지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다.
열악한 환경에도 빛나는 자연 풍광
다음날 새벽 5시 30분, 가이드 마힌드라의 노크소리에 잠을 깬 나는 곧 몸의 이상을 느낄 수 있었다. 라운딩을 하고 하루의 휴식을 권유하던 남편의 충고를 무시한 때문인지 목 안의 편도가 잔뜩 부어 미열까지 나는 상황. 전망대의 일출을 취소하고 약을 먹고
7시까지 잠을 더 잤다.
푹 자고 일어난 때문인지 몸은 한결 나아진 나는 포터는 쉬게 하고 가이드 마힌드라와 전망대에 올랐다. 처음 네팔에 와서 보기를기대했던 전망대의 일출을 비록 보지 못했지만 나 홀로 독차지한 푼힐전망대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전망대를 올라갔다 내려와 느지막이 미리 챙겨둔 배낭을 메고 부지런히 타다파니(Tadapani)를 향해 출발하였다. 점심때쯤 되어서야 원기가 회복되었는지 배가 고파와 신라면과 블랙티를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한국라면인데다 롯지 사우니가 센스 있게 넣어준 네팔 야채가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타다파니 롯지가 모인 곳은 야크울로 만든 다양한 액세서리와 모자를 팔고 있다. 이곳을 지나 전망이 트인 롯지를 선택했다. 피곤에 지쳐 잠든 롯지방에서 온 몸에 간지러움을 느낀 나는 밤새 몸의 이곳저곳을 긁느라 잠을 설쳤다. 이것이 그 유명한 네팔의
베드버그인 듯하였다. 새벽 5시 30분경 더 자는 것을 포기하고 밖으로 나오니 짧게 비가 내리다 이내 해를 뚫고 아리따운
무지개가 잠시 고개를 내밀었다. 밤새 못잔 나에게 이 무지개를 보라고 버그들이 출몰했는가 싶었다.
< 타다파니 롯지 앞의 무지개와 일출 >
기대하지 않았던 자연의 선물을 뒤로하고 추일레-그루중-촘롱-시누와-어퍼시누와까지 이동하였다. 오르락내리락 고도가 있는 데다 긴 여정이라 힘들었지만 어퍼시누와(uppersinuwa)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일몰과 일출을 위해 무리를 했다. 어퍼시누와 롯지에 도착하였더니 방이 없어 미국에서 온 20대 초반 여자 친구와 방을 나눠 쓰기로 하였다. 벽은 양철로 만들어져 옆방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물론 방문도 잠기지 않은데다 방값도 그다지 싸지 않은 열악한 곳이었다. 처음 만난 타인과 삐그덕 대는 침대에서 힘든 밤을 보내고 아침이 되니, 일출이 힘든 밤을 보상해주려는지 매우 아름다웠다.
아침일출을 뒤로 하고 대충 짐을 꾸려 갈 길을 재촉하였다. 처음 만나 어색했던 라운딩과는 달리 이제는 트래킹 도중 길에서 딴 나무열매나 오렌지 등을 나눠 먹고 자연스럽게 웃으며 트레킹을 할 정도로 친근해졌다.
하루하루 트래킹이 거듭될수록 낮과 일교차가 심해 이른 아침이면 침낭에서 빠져나오기 점점 힘들어졌다. 게다가 고도가 높아지니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하루하루가 달랐다. 뱀부(Bamboo)와 도반(Dovan)을 지날 때는 이름대로 간간히 대나무가 보이고 대나무 사이로 보이는 히말라야의 눈 쌓인 설산을 볼 수 있었다.
유난히 아름다웠던 ABC 가는 길
데우랄리(Deurali)로 가기 전, 쥐가 득실대 잠은 자지 말라던 히말라야 호텔 롯지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데우랄리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아침 7시에 출발해 정오도 되지 않은 이른 시각에 도착한 나는 따사로운 햇살 아래 널린 이불 옆에 잠을 자는 롯지 직원 옆에서 -나중에 알고 보니 롯지 사우지였다- 밀크티와 이른 점심을 먹고,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롯지 쉐프와 네팔과 한국에 대한 이야기로 오후 시간을 보냈다.
데우랄리는 3,200m로 여기부터는 고산병 예방을 위해 간단한 세수와 양치를 제외하고 씻기를 제한하는 구간이었다. 낮 동안 빨아두었던 빨래를 걷어 개키며 다음날 갈 ABC(Annapruna Base Camp 4,130m)에 대해 이야기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곳 데우랄리는 앞서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다녀와 5,000m대의 고산 경험이 있는 나와는 달리 처음 고산을 경험하는 트래커들에게는 조심을 요하는 첫 고비라고 할 수 있다.
밤사이 만원이었던 데우랄리 샹그릴라 롯지에서의 아침. 서둘러 길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그득하였다. 전날 예약해 두었던 나의 아침은 제시간에 나왔는데 게스트들이 많아서인지 우리 가이드와 포터의 밥이 나오지 않아 그들이 먹기를 기다려 7시 30분이 돼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MBC에 도착하자 신기하게도 햇볕까지 따뜻해지며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사진을 보아도 ABC까지 가는 길은 유난히 아름다운 풍경으로 기억된다. 전날 MBC에서 ABC로 가는 길이 가파르고 힘들다던 마힌드라의 말에 잔뜩 주눅이 들어 마음의 준비를 많이 했는데 예상과 달리 수월하게 캠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너무 일찍 도착하여 체크인이 되지 않아 식당에 짐을 대충 부려두고 이른 점심을 먹고 방이 나기를 기다렸다. 7,000m대의 히말라야 설산이 코앞에 보이는 이유인지 이날도 말레이시아에서 온 여자 3명중 2명에게 고산병이 왔다. 그들은 헬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후의 흐리고 바람 부는 불안한 일기로 인해 결국 하루를 더 묵기로 하고, 나와 함께 4명이 방을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서툰 영어와 3대 1의 압박감으로 말 한 마디 못하고 어색함이 흘렀지만, 다행히 일행 중 한 명의 딸이 한국의 케이팝 열혈팬이라 급속도로 친해질 수 있었다. 서로 전화번호와 페이스북 주소를 나누고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이 친구들은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일행이 다 나와 같은 나이였다- 아침 일찍 온 헬기를 타고 내려갔다.
이곳은 우리나라 원정대였던 박영석 대장과 2명의 원정대 그리고 여자산악인 지현옥의 추모비가 있어 그 의미가 더 큰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둘러싸고 있는 설산 때문인지 인터넷은 잘 되지 않았지만 밤이 되자 하늘에서 떨어져 내릴 듯한 수많은 별, 대자연의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바로 이런 풍경 때문에 모두들 이곳을 계속 찾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오늘 밤도 내일의 또 다른 일출과 일몰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누웠다. ‘내일은 또 어떤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기다릴까?’하는 설레는 맘을 안고...
전날의 온천욕 덕분인지 푹 자고 다음날, 미리 예약해 둔 아침을 먹고 일찍이 고레파니(Ghorepani)를 향해 출발하였다.
숙소에서 조금 나오니 시작부터 오르막이었지만 가는 곳곳에 표지판과 배낭을 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좋았다.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걷는 것에 자신이 있었던 나에게도 다소 힘든 길로 기억된다.
드디어 고레파니 입구가 나타났다. ‘다 왔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가이드는 최대한 높이 올라가야 한단다.
오후 4시, 잘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끌며 높은 경사의 끝없는 계단을 올라올라 도착한 롯지는 마힌드라의 말대로 앞이 확 트여
주변의 트래커들이 모여들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곳은 전망 좋은 롯지들이 모인 곳으로 음식도 맛있고 숙소 상태도 좋아
최근 갔던 롯지 중 가장 청결하고 전망도 좋은 곳 중 하나로 기억된다.
어두워지자 기온이 떨어져 롯지에 묵는 다국적인 트래커들이 모두 난롯가에 모여앉아 가지고온 노트북이나 책을 꺼내 들고
소일거리를 하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저녁을 먹고 몇몇 외국인들은 옷을 챙겨 입고 푼힐전망대에 올라 일몰을 보고 오기도 하였지만, 길었던 여정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던 나는 롯지 안에서 차 한 잔을 부여잡고 앉아 일몰을 보았다.
다음 날을 위해 먼저 잠을 청한 나는 자는 도중 들리는 네팔 전통 노랫소리에 잠이 깨었다. 시간이 밤 9시가 넘었는데도 네팔인들 유럽인들 모두 어울려 술 한 잔씩 나누고 다함께 떼창을 하는 모습을 보며 같은 길을 걷는 트래커라는 공감이 다국적인 사람들을 한목소리로 노래 부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하고 싶었지만 얇은 벽 너머로 들리는 노래와 웃음소리에 밤늦게까지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다.
열악한 환경에도 빛나는 자연 풍광
다음날 새벽 5시 30분, 가이드 마힌드라의 노크소리에 잠을 깬 나는 곧 몸의 이상을 느낄 수 있었다. 라운딩을 하고 하루의 휴식을 권유하던 남편의 충고를 무시한 때문인지 목 안의 편도가 잔뜩 부어 미열까지 나는 상황. 전망대의 일출을 취소하고 약을 먹고
7시까지 잠을 더 잤다.
푹 자고 일어난 때문인지 몸은 한결 나아진 나는 포터는 쉬게 하고 가이드 마힌드라와 전망대에 올랐다. 처음 네팔에 와서 보기를기대했던 전망대의 일출을 비록 보지 못했지만 나 홀로 독차지한 푼힐전망대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전망대를 올라갔다 내려와 느지막이 미리 챙겨둔 배낭을 메고 부지런히 타다파니(Tadapani)를 향해 출발하였다. 점심때쯤 되어서야 원기가 회복되었는지 배가 고파와 신라면과 블랙티를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한국라면인데다 롯지 사우니가 센스 있게 넣어준 네팔 야채가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타다파니 롯지가 모인 곳은 야크울로 만든 다양한 액세서리와 모자를 팔고 있다. 이곳을 지나 전망이 트인 롯지를 선택했다. 피곤에 지쳐 잠든 롯지방에서 온 몸에 간지러움을 느낀 나는 밤새 몸의 이곳저곳을 긁느라 잠을 설쳤다. 이것이 그 유명한 네팔의
베드버그인 듯하였다. 새벽 5시 30분경 더 자는 것을 포기하고 밖으로 나오니 짧게 비가 내리다 이내 해를 뚫고 아리따운
무지개가 잠시 고개를 내밀었다. 밤새 못잔 나에게 이 무지개를 보라고 버그들이 출몰했는가 싶었다.
< 타다파니 롯지 앞의 무지개와 일출 >
기대하지 않았던 자연의 선물을 뒤로하고 추일레-그루중-촘롱-시누와-어퍼시누와까지 이동하였다. 오르락내리락 고도가 있는 데다 긴 여정이라 힘들었지만 어퍼시누와(uppersinuwa)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일몰과 일출을 위해 무리를 했다. 어퍼시누와 롯지에 도착하였더니 방이 없어 미국에서 온 20대 초반 여자 친구와 방을 나눠 쓰기로 하였다. 벽은 양철로 만들어져 옆방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물론 방문도 잠기지 않은데다 방값도 그다지 싸지 않은 열악한 곳이었다. 처음 만난 타인과 삐그덕 대는 침대에서 힘든 밤을 보내고 아침이 되니, 일출이 힘든 밤을 보상해주려는지 매우 아름다웠다.
아침일출을 뒤로 하고 대충 짐을 꾸려 갈 길을 재촉하였다. 처음 만나 어색했던 라운딩과는 달리 이제는 트래킹 도중 길에서 딴 나무열매나 오렌지 등을 나눠 먹고 자연스럽게 웃으며 트레킹을 할 정도로 친근해졌다.
하루하루 트래킹이 거듭될수록 낮과 일교차가 심해 이른 아침이면 침낭에서 빠져나오기 점점 힘들어졌다. 게다가 고도가 높아지니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하루하루가 달랐다. 뱀부(Bamboo)와 도반(Dovan)을 지날 때는 이름대로 간간히 대나무가 보이고 대나무 사이로 보이는 히말라야의 눈 쌓인 설산을 볼 수 있었다.
유난히 아름다웠던 ABC 가는 길
데우랄리(Deurali)로 가기 전, 쥐가 득실대 잠은 자지 말라던 히말라야 호텔 롯지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데우랄리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아침 7시에 출발해 정오도 되지 않은 이른 시각에 도착한 나는 따사로운 햇살 아래 널린 이불 옆에 잠을 자는 롯지 직원 옆에서 -나중에 알고 보니 롯지 사우지였다- 밀크티와 이른 점심을 먹고,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롯지 쉐프와 네팔과 한국에 대한 이야기로 오후 시간을 보냈다.
데우랄리는 3,200m로 여기부터는 고산병 예방을 위해 간단한 세수와 양치를 제외하고 씻기를 제한하는 구간이었다. 낮 동안 빨아두었던 빨래를 걷어 개키며 다음날 갈 ABC(Annapruna Base Camp 4,130m)에 대해 이야기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곳 데우랄리는 앞서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다녀와 5,000m대의 고산 경험이 있는 나와는 달리 처음 고산을 경험하는 트래커들에게는 조심을 요하는 첫 고비라고 할 수 있다.
밤사이 만원이었던 데우랄리 샹그릴라 롯지에서의 아침. 서둘러 길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그득하였다. 전날 예약해 두었던 나의 아침은 제시간에 나왔는데 게스트들이 많아서인지 우리 가이드와 포터의 밥이 나오지 않아 그들이 먹기를 기다려 7시 30분이 돼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MBC에 도착하자 신기하게도 햇볕까지 따뜻해지며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사진을 보아도 ABC까지 가는 길은 유난히 아름다운 풍경으로 기억된다. 전날 MBC에서 ABC로 가는 길이 가파르고 힘들다던 마힌드라의 말에 잔뜩 주눅이 들어 마음의 준비를 많이 했는데 예상과 달리 수월하게 캠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너무 일찍 도착하여 체크인이 되지 않아 식당에 짐을 대충 부려두고 이른 점심을 먹고 방이 나기를 기다렸다. 7,000m대의 히말라야 설산이 코앞에 보이는 이유인지 이날도 말레이시아에서 온 여자 3명중 2명에게 고산병이 왔다. 그들은 헬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후의 흐리고 바람 부는 불안한 일기로 인해 결국 하루를 더 묵기로 하고, 나와 함께 4명이 방을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서툰 영어와 3대 1의 압박감으로 말 한 마디 못하고 어색함이 흘렀지만, 다행히 일행 중 한 명의 딸이 한국의 케이팝 열혈팬이라 급속도로 친해질 수 있었다. 서로 전화번호와 페이스북 주소를 나누고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이 친구들은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일행이 다 나와 같은 나이였다- 아침 일찍 온 헬기를 타고 내려갔다.
이곳은 우리나라 원정대였던 박영석 대장과 2명의 원정대 그리고 여자산악인 지현옥의 추모비가 있어 그 의미가 더 큰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둘러싸고 있는 설산 때문인지 인터넷은 잘 되지 않았지만 밤이 되자 하늘에서 떨어져 내릴 듯한 수많은 별, 대자연의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바로 이런 풍경 때문에 모두들 이곳을 계속 찾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오늘 밤도 내일의 또 다른 일출과 일몰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누웠다. ‘내일은 또 어떤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기다릴까?’하는 설레는 맘을 안고...